같은 방, 다른 취향. 두 여성은 한 공간을 꾸미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벽지 샘플을 든 채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이 장면은, 인테리어라는 단순한 행위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연습’을 보여준다. 각자 원하는 분위기와 스타일은 다르지만, 그 차이를 좁혀가려는 이들의 대화 속에는 배려와 고민이 묻어난다. 이 사진은 취향이 다른 룸메이트들이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복잡하면서도 따뜻한 과정을 담고 있다. 때로는 감성적인 식물 패턴 하나를 두고도 의견이 갈릴 수 있고, 그 작은 조율 속에서 더 단단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취향의 충돌은 갈등이 아닌, 더 풍성한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이 사진은 ‘같이 산다는 것’의 현실적인 풍경과 그 안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1. 시작은 대화부터, ‘우리 진짜 서로 뭐 좋아하는지 알아?
룸메이트와 방을 꾸미는 건 친구와 함께 인생의 작은 프로젝트를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게 순탄하지만은 않다. 취향이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공간을 나눠 써야 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바로 ‘대화’다. 생각보다 많은 룸메이트가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는다. “어차피 너는 침대 저쪽 쓸 거니까 상관없잖아”, “이건 내가 산 거니까 내가 두는 대로 할게” 식의 일방적인 판단은 금물이다. 가장 먼저 서로의 스타일, 컬러 취향, 원하는 분위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명은 미니멀한 우드톤을 좋아하는데, 다른 한 명은 네온사인과 감성 포스터를 좋아한다면? 그걸 조화롭게 섞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서로의 ‘절대 불호’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걸 미리 알면 무리수를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난 벽에 아무것도 붙이는 거 진짜 싫어”라든가 “침대 위에 인형 올리는 건 너무 부담스러워” 같은 작은 디테일이 뒤늦게 트러블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고 나란히 이야기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공동 인테리어의 첫 단추다. 솔직한 대화 없이는 어떤 인테리어도 만족스럽게 완성될 수 없다.
2. 나누고, 섞고, 중간지점을 찾는 인테리어의 기술
룸메이트와의 취향 조율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타협’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반반 나누는 게 능사는 아니다. 공간의 구조나 가구 배치, 빛의 방향 등을 고려한 ‘전략적인 분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창가 쪽은 자연광이 많아 식물과 책상을 두기 좋고, 벽 쪽은 수납가구와 침대를 배치하면 안정적인 구조가 된다. 이때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면서도, 시각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컬러 팔레트를 정해두면 훨씬 통일감 있게 꾸밀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명이 러블리한 파스텔톤을 좋아하고, 다른 한 명이 네이비나 차콜 같은 딥한 색을 선호한다면, 공통된 중간지점인 그레이나 베이지 계열을 중심으로 색조합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또 가구나 소품을 고를 때 ‘공동구매 리스트’를 만들어 함께 쇼핑을 다니면 자연스럽게 상대의 취향을 이해하게 되고, 선택에도 균형이 생긴다. 일부 물건은 각자의 스타일대로 두되, 공용 공간인 거실이나 주방은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도 팁이다. 예를 들어 소파 위 쿠션은 자유롭게 하되, 러그나 조명은 공통된 기준에 따라 선택하는 식이다. 이렇게 조율해가며 만든 공간은 어느 한 쪽의 취향만 반영된 것이 아니라, 둘 사이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으로 더 의미 있게 완성된다.
3. 갈등은 쌓이기 전에 푼다 – 예쁜 방보다 소중한 룸메이트
함께 사는 건 결국 서로의 생활 리듬과 가치관까지 공유하는 일이다. 인테리어는 단지 겉모습을 꾸미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만나는 접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불만이 쌓이기 전에 풀어내는 습관이 중요하다. 예쁜 방을 만들겠다는 욕심이 지나치면, 어느새 내 룸메이트는 벽처럼 침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이건 네가 치워야지” 같은 말이 반복되면, 감정은 금방 상하고, 분위기도 삭막해진다. 이럴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짧은 ‘룸메이트 회의’를 열어보는 것도 좋다. “이번 주에 뭔가 불편한 점 있었어?”, “이 소품 바꾸고 싶은데 어때?”처럼 가볍게 던지는 대화가 쌓이면, 나중에 큰 오해나 다툼으로 번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인테리어 갈등은 보통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조명 색이 너무 밝다거나, 방향제가 너무 강하다는 등의 미묘한 취향 차이가 의외로 불편함을 만든다. 그런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룸메이트와 함께하는 이 공간이 단순한 셰어하우스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연습장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진짜 ‘꾸미는 일’일지도 모른다.
결론: 하나의 공간, 두 개의 마음이 만든 감성 하모니
각자의 취향이 다른 두 사람이 함께 꾸민 방은, 그 자체로 작은 예술이다. 완벽한 일치를 기대하기보다는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그 차이에서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셀프 인테리어의 핵심은 결국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조율’에 있다. 이 글에서처럼 대화를 나누고, 타협점을 찾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은 하나의 방을 넘어서,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예쁜 방은 혼자서도 만들 수 있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방은 둘이 함께여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어느 인플루언서의 인테리어보다 더 감동적일 수 있다. 함께 꾸민다는 건,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다. 어쩌면 우리는 취향을 맞춰가는 과정을 통해, 진짜 친구가 되어가는지도 모른다. 당신과 룸메이트가 함께 만든 그 방에는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쌓여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