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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리노베이션, 혼자서 벽지 바르고 후회한 썰(feat. 실리콘 처리 팁)”

by mynote3676 2025. 5. 25.

셀프 리노베이션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사진 속 여성은 혼자 힘으로 벽지를 바르고, 실리콘 마감을 하며 공간을 변화시키고 있다. 한 손에는 실리콘건, 다른 손에는 밀대—그 눈빛엔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라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벽 한 장 바꾸는 일이 절대 만만치 않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벽지는 잘못 붙이면 무늬가 어긋나고, 실리콘은 삐뚤거나 두꺼워지기 쉽다. 이 사진은 그런 ‘셀프 인테리어의 현실’을 담아낸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직접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의 진심과 정성을 보여준다. 혼자서 벽지를 붙이고 실리콘을 다듬는 이 고된 작업은 단순한 시공이 아닌, 나만의 공간에 애정을 덧입히는 과정이다. 이 장면은 DIY 인테리어가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셀프 리노베이션 관련 사진.

1. 벽지 하나쯤은 나도 할 수 있겠지?’의 함정

처음엔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유튜브 몇 편만 보면 다 알 것 같고, ‘저정도는 나도 하겠지’ 싶은 자신감이 무의식중에 솟아오른다. 나 역시 그랬다. 깔끔하게 새로 단장된 집을 상상하며, 집 앞 인테리어 상가에서 벽지 몇 롤을 사고, 본드와 밀대, 칼까지 세트로 사들고 왔다. 그때만 해도 모든 게 즐겁고 설레기만 했다. 그런데 문제는… 벽지란 게 단순히 붙이는 게 아니었다. 벽은 생각보다 울퉁불퉁하고, 벽지 무늬 맞추는 건 수학의 영역이었다. 첫 번째 줄에서부터 틀어지기 시작하더니, 두 번째는 더 심하게 비뚤어졌다. 한 번 잘못 붙인 걸 떼어내려다 찢어졌고, 다시 덧붙인 곳은 자국이 도드라져 지저분했다. 이게 뭐라고 땀을 뻘뻘 흘리며 몇 시간을 씨름하다 보니, 어느새 해는 지고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다. 전문가들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새삼 절감했다. 제일 후회스러웠던 건,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결과물은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거다. 직접 하면 돈이 아껴질 줄 알았는데, 결국 다시 전문가를 불러 보완했으니 비용은 더 들었다. ‘나도 할 수 있겠지’의 자신감은 결국 ‘다신 안 할래’라는 교훈으로 바뀌었다.

 

2. 벽지보다 더 힘든 건 실리콘, 진짜다...

벽지로 고생하고 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실리콘은 또 다른 세계였다. 처음에는 그냥 총 쏘듯 실리콘건으로 쭉쭉 바르면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실리콘은 ‘균일함’과 ‘깔끔함’이 생명이다. 한 줄이라도 삐뚤거나 두껍게 나가면, 마감선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특히 싱크대 아래 틈이나 욕실 곰팡이 자국을 커버하려고 실리콘을 바르다 보면, 내 손기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실리콘은 바르고 나서 손으로 살짝 다듬어 줘야 하는데, 이게 정말 중요하다. 손끝에 힘을 얼마나 주느냐, 각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마감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다. 나는 그걸 모르고 무작정 손가락으로 쓱쓱 문질렀다가, 실리콘이 옆으로 퍼지면서 더 지저분해졌고, 옷에 묻고, 바닥에 떨어지고… 그야말로 대혼돈이었다. 특히 문제는 한 번 실수한 실리콘은 제거가 어렵다는 점이다. 칼로 긁어내려다 벽지까지 찢고, 그걸 또 덧붙이며 이중고를 겪었다. 나중에야 알게 된 팁인데, 실리콘 위에 살짝 분무기로 비눗물을 뿌리면 손에 덜 묻고 마감도 더 부드럽게 된다고 한다. 너무 늦게 안 게 아쉬울 뿐이다. 실리콘,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작업이다. 벽지는 기술, 실리콘은 예술이다.

 

3. 유튜브 보고 다 될 줄 알았던 나에게

유튜브에는 정말 ‘못하는 게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마치 한 손에 벽지를 들고도 눈 감고 시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 영상은 빠르고 깔끔하고 설명도 친절하다. 그래서 나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유튜브 속 5분짜리 영상은, 그들이 수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응축된 결과물이다. 나는 그걸 보고 '5분 만에 끝나겠지'라고 믿었다. 직접 해보니, 그 5분을 따라 하는 데 5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결과는… 5점 만점에 2.5점. 영상에서는 말하지 않는 수많은 변수들, 가령 벽의 기울기, 벽지 두께,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접착력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내 발목을 잡았다. 유튜브는 참고일 뿐이지 정답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배웠다. 특히 리노베이션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서 체력, 집중력, 감각까지 요구되는 일이다. 영상만 보고 뛰어들기엔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제는 그런 영상을 볼 때마다, ‘아 저건 저 사람이라 가능한 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물론 도전은 값지지만, 무작정 시작하는 건 지혜롭지 않다. 다음번엔, 적어도 벽지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나는 소품 배치 정도로 감성을 더하는 편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결론: 리노베이션은 마음도 덧발라야 예뻐진다

혼자서 집을 고쳐보겠다고 덤볐던 그 시간들.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도 많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 내가 땀 흘려 붙인 벽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쏜 실리콘, 삐뚤빼뚤해도 나름대로 정성껏 완성했던 그 공간은 단순히 ‘예쁘게 바꾸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건 내 공간을 스스로 가꾸겠다는 마음의 표현이었고, 내가 나를 위로하고자 하는 작은 시도였다. 물론 결과물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 나다운 손길이 남아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전문가의 손길은 기술을 남기지만, 셀프 리노베이션은 감정을 남긴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나도 한번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면, 응원은 하되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생각보다 힘들고, 생각만큼 예쁘진 않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당신은 공간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더 깊은 애정을 갖게 될 것이다. 인테리어는 결국, 벽지 한 장보다 마음 한 조각이 더 중요한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