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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여행<쾰른>의 볼거리 먹거리 꿀팁! 공유합니다."

by mynote3676 2025. 7. 24.

쾰른은 고딕의 위엄과 현대 예술이 어우러진 도시로, 대성당의 웅장함과 라인 강의 고요함, 쾰쉬 맥주의 향기, 미술관의 감성이 일상처럼 스며든다. 북적이는 관광지보단 조용한 여정을 찾는 이들에게, 쾰른은 잊히지 않는 고요한 감동을 선물한다.

쾰른 관련 사진.

볼거리-고딕의 위엄과 예술의 숨결이 흐르는 도시

쾰른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쾰른 대성당(Kölner Dom)이었다. 독일을 통틀어 가장 높은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두 개의 첨탑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모습은 보는 순간 압도적인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쾰른 중앙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펼쳐지는 이 거대한 건축물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과거의 웅장함을 지금까지 간직한 듯한 느낌이었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조용한 영적 울림을 주며, 특히 게르하르트 리히터가 제작한 현대식 유리창은 고전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성당 꼭대기로 올라가려면 500계단이 넘는 좁은 나선형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올라가서 마주하는 라인 강과 쾰른 전경은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준다. 그다음으로 찾은 곳은 루트비히 미술관(Museum Ludwig)으로, 피카소 작품의 유럽 최대 컬렉션 중 하나를 소장한 곳이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나로선 한나 호흐,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쾰른은 단지 고풍스러운 도시가 아니라, 젊고 감각적인 문화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예술 도시라는 걸 실감하게 했다. 라인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호엔촐레른 다리(Hohenzollernbrücke)가 눈에 띄는데, 다리 난간에는 수천 개의 자물쇠가 걸려 있고 그 사이로 기차가 오가며, 연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기념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쾰른 시민들은 이 다리를 '사랑의 다리'라고 부르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자물쇠를 걸고 열쇠를 라인 강에 던지며 소망을 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쾰른의 또 다른 매력은 카페와 골목길에 있다. 구시가지인 알트슈타트(Altstadt)는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된 건물과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가득하며, 조용한 아침 시간에 라인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동안 만난 작은 서점과 전통 제과점은 여행의 속도를 천천히 만들어주었다. 이처럼 쾰른은 고딕과 현대, 예술과 일상, 역사와 젊음이 공존하는 독일의 특별한 도시다.

먹거리-향긋한 향신료와 구수한 맥주가 어우러진 맛의 도시

쾰른은 단순히 건축과 예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도시다. 이곳의 식탁은 독일의 정갈함과 쾰른만의 특색 있는 풍미가 섬세하게 어우러진다. 여행의 첫 끼는 알트슈타트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브라우하우스(Brauhaus)에서 시작했다. 고풍스러운 목재 인테리어와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주문한 음식은 슈바인학세(Schweinshaxe), 즉 돼지 앞다리 요리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이 고기는 감자와 사워크라우트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되는데, 독일식 맥주와 함께하니 그 풍미가 훨씬 깊게 느껴졌다. 특히 쾰른의 지역 맥주인 쾰쉬(Kölsch)는 맑고 청량한 맛이 특징이며, 얇고 긴 유리잔에 따라주는 것이 전통이다. 쾰쉬 맥주는 도수가 낮고 산뜻한 뒷맛 덕분에 기름진 요리와도 잘 어울리며, 레스토랑에서는 잔이 비워질 때마다 자동으로 채워주는 시스템이라 끝없이 마시게 되는 매력이 있다. 점심에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비스트로에서 쾰른 특산인 할레슈틱(Halver Hahn)을 주문했는데, 이름만 보면 닭 요리 같지만 사실은 커다란 호밀빵 위에 치즈와 양파, 겨자를 올린 독특한 브레드 메뉴다. 단출해 보이지만 씹을수록 고소하고 알싸한 맛이 계속 입에 맴돌아 매우 인상적이었다. 디저트로는 쾰른의 전통 제과점에서 구입한 아펠슈트루델(Apfelstrudel)을 따뜻하게 데워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었는데, 달콤한 사과향과 바삭한 패스츄리, 그리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밤에는 라인 강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독일식 훈제 연어 요리와 함께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며 하루를 마무리했는데, 그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쾰른이라는 도시가 음식으로도 얼마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지 깊이 느끼게 되었다.

꿀팁-교통, 팁 문화, 비용, 계절 정보까지 정확하게

쾰른 여행을 준비할 때는 몇 가지 중요한 팁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우선 쾰른의 대중교통은 KVB라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하철(U-Bahn), 트램, 버스가 잘 연결돼 있어 도시 내 이동이 매우 편리하다. 단거리 구간 티켓은 2.20유로, 일반 구간 티켓은 3.20유로이며, 당일 여러 번 이용할 예정이라면 1일권(9.20유로)이나 그룹권(2인 이상 기준 14.10유로)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쾰른 중앙역은 독일 주요 도시와 직결되는 고속철도 ICE의 허브 역할도 하므로 인근 도시로의 당일치기 여행도 어렵지 않다. 숙소는 중앙역 인근이나 알트슈타트, 혹은 루트비히 미술관 주변이 가장 인기 있으며, 3성급 기준 비수기에는 1박 80유로에서 120유로, 성수기에는 140유로 이상까지 오르기 때문에 최소 30일 전에는 예약을 마치는 것이 좋다. 식비는 일반적인 레스토랑에서 한 끼당 1인 기준 20유로에서 35유로 정도며, 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음료 포함 50유로 이상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카페나 베이커리에서는 간단한 샌드위치와 커피로 10유로 내외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독일은 팁 문화가 자리잡은 나라로, 레스토랑에서는 보통 식사 금액의 5%에서 10% 정도를 더해 계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22유로 식사 후 24유로로 건네며 “잔돈은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호텔 청소에는 1박당 1유로에서 2유로, 벨보이에게는 짐 1개당 1유로 정도의 팁을 준비하면 좋다. 현금은 여전히 일부 상점이나 공공시설에서만 받는 곳이 있기 때문에, 5유로, 10유로 지폐와 1유로 동전을 적당히 챙겨 다니는 것이 유용하다. 날씨는 여름에는 평균 기온이 20도 내외로 온화하고, 겨울에는 0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비도 자주 내리는 편이라 방수 재킷과 우산을 꼭 챙겨야 한다. 특히 겨울철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에는 붐비므로 조기 예약은 필수고, 여름철은 관광객이 많지만 야외 활동에 더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루트비히 미술관이나 대성당 전망대 등은 이른 아침 방문을 추천한다. 사람이 많아지기 전에 조용한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을 고요한 감동

쾰른은 생각보다 더 조용하고 깊은 도시였다. 독일의 다른 도시들과는 또 다른 결이 있는, 고딕의 고요함과 젊은 예술이 동시에 흐르는 공간이었다. 거대한 쾰른 대성당 앞에 서 있었던 시간은 마치 과거로 연결되는 문을 연 듯했고, 그 고요한 감정은 여행이 끝난 지금까지도 마음 한켠에 잔잔하게 남아 있다. 붉은 노을이 라인 강 위에 번지던 저녁, 다리 위를 걷는 사람들과 자물쇠를 걸고 소원을 빌던 연인들, 그리고 작고 조용한 골목 안에서 마주친 웃음 많은 카페 주인까지. 이 도시의 모든 요소는 화려하진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힘이 있었다. 예술이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고, 과거의 유산이 도시 일상에 편안하게 녹아 있는 곳. 쾰른은 여행지라기보다는 잠시 머물고 싶은 일상의 연장선 같았고, 그래서인지 돌아서기 전까지도 계속 천천히 걷게 되는 도시였다. 유럽의 화려한 대도시들 사이에서 조금은 조용한 감동을 찾고 싶다면, 쾰른만큼 좋은 선택지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