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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볼로냐>의 볼거리.먹거리.꿀팁 공유합니다!"

by mynote3676 2025. 7. 4.

이탈리아 북부의 숨은 진주, 볼로냐. 붉은 지붕과 끝없이 이어진 아치길 속을 걷다 보면 진짜 이탈리아가 느껴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 따뜻한 라구 소스의 정수, 포근한 토르텔리니 한 그릇까지. 관광객의 소음 대신 조용한 감동이 있는 도시 볼로냐에서 걷고, 먹고, 느낀 잔잔한 행복을 담은 리얼 여행기!

볼로냐 관련 사진.

1. 볼로냐의 볼거리

볼로냐는 생각보다 훨씬 매력적인 도시였다.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학문과 문화의 도시답게 겉보기엔 조용하고 단정하지만, 그 속에는 역사와 예술, 젊은 에너지가 가득했다. 처음 도착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볼로냐 특유의 붉은색 건물들과 끝없이 이어지는 포르티코들, 즉 아케이드 아치길이었다. 볼로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포르티코 길을 자랑하는 도시인데, 무려 38km가 넘는 길을 따라 도시 전체를 비처럼 덮어주는 이 아치들은 단순한 길 이상의 감성을 전해준다. 비가 오든 해가 쨍쨍하든 포르티코 아래를 걷다 보면 마치 도시가 나를 품어주는 느낌이 들고, 길마다 이어지는 카페, 서점, 작은 공방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서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에 살던 사람처럼 편안했다. 그리고 놓칠 수 없는 대표 명소는 두 개의 기울어진 탑 ‘아시넬리 타워’와 ‘가리젤라 타워’다. 특히 아시넬리 타워는 내부 계단을 직접 올라갈 수 있는데, 498개의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심장이 쿵쾅거리던 그 긴장감, 그리고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붉은 지붕들로 가득한 도시의 파노라마는 모든 수고를 보상하고도 남았다. 진짜 영화 세트장 같은 그 장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곳은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인데, 유럽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 교회 중 하나로 알려진 이곳은 외관의 미완성된 파사드만으로도 충분히 인상 깊다. 내부에 들어가면 성스러운 고요함과 예술적 장식들이 어우러져 볼로냐가 가진 깊이와 품격이 느껴진다.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숨은 보석 같은 장소는 ‘볼로냐 대학교’ 캠퍼스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라는 타이틀답게, 캠퍼스 안에는 중세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고, 고풍스러운 도서관과 정원, 그리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건, 포르토노보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볼로냐 전경이다. 특히 저녁 무렵 노을이 붉게 물들면, 도시 전체가 붉은빛 포옹에 감싸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복잡하고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조용히 곱씹고 천천히 걸으며 느끼는 도시, 그게 바로 볼로냐였다.

 

2. 볼로냐의 먹거리

볼로냐는 이탈리아의 미식 수도라 불릴 만큼 먹거리로 유명한 도시인데, 그 말이 하나도 과장이 아니라는 걸 직접 맛보면서 실감했다. 일단 이탈리아 전역에 퍼져 있는 ‘볼로네제 소스’, 그러니까 라구 알라 볼로네제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유일한 도시가 바로 여기 볼로냐다. 처음으로 라구 볼로네제를 먹었던 건 ‘오스테리아 델 오르사(Osteria dell'Orsa)’라는 대학가 근처의 오래된 맛집이었는데, 얇고 넓적한 파파르델레 면 위에 고기와 토마토가 진하게 어우러진 소스가 잔뜩 얹혀 있었고, 포크로 한 입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진짜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평범한 미트소스가 아니라 깊은 풍미와 장인의 손맛이 느껴지는 그 소스는 정말 감동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토르텔리니 인 브로도’다. 작고 귀여운 만두 같은 토르텔리니가 따뜻한 육수에 퐁당 담겨 나오는 이 요리는 날씨가 쌀쌀할 때 특히 최고다. 살짝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의 육수가 위장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들어서 마치 엄마가 끓여주는 국처럼 편안했다. 또 내가 좋아했던 건 ‘타글리에텔레 알 라구’, 이건 위에 말한 라구 소스를 넓은 면 대신 납작하고 부드러운 타글리에텔레에 얹은 건데, 면이 소스를 정말 잘 흡수해서 먹는 내내 맛의 밸런스가 완벽했다. 여기에 현지 와인 한 잔 곁들이면 진짜 볼로냐에서만 가능한 완벽한 식사가 된다. 디저트도 엄청나다. ‘트리암수’는 물론이고, 갓 구운 ‘카넬리니 비스킷’에 에스프레소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이탈리아식 당 충전 끝. 특히 볼로냐는 젤라또도 유명한데, ‘라 소르베테리아(LA SORBETTERIA)’라는 가게에서는 로컬 재료를 활용한 진짜 맛있는 젤라또를 파는데, 피스타치오 맛 하나만으로도 입 안에서 천국이 열린다. 한 입 한 입이 부드럽고 진해서 입 안에 여운이 길게 남는다. 그리고 가끔은 대학생들 틈에 껴서 피아짜 마조레 근처의 노상바에서 피자를 테이크아웃해 광장에서 맥주 한 캔과 함께 먹는 그 소박한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레스토랑에서 먹는 고급 요리도 좋지만, 볼로냐는 이렇게 일상 속에서 맛보는 거리 음식들도 다 하나같이 맛있고 정겨워서, 진짜 먹는 즐거움이 여행의 중심이 되는 도시였다.


3. 볼로냐 여행 꿀팁

볼로냐는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한적해서 여행하기에 꽤 여유로운 도시지만, 몇 가지 알짜배기 꿀팁을 알고 가면 훨씬 알차게 즐길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는 걷기 좋은 도시라는 점을 활용하자. 볼로냐는 도시 규모가 크지 않고 대부분의 명소들이 도보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구글 지도만 켜두고도 하루 종일 걸어 다니기 좋다. 특히 포르티코 아치길은 비가 오나 햇살이 쨍쨍하나 상관없이 편하게 걸을 수 있어서 진짜 신의 한 수다. 두 번째 꿀팁은 일요일 일정. 볼로냐에서는 매주 일요일마다 도심 주요 도로가 차량 통행 금지로 바뀌면서 사람들만의 축제 분위기가 된다. 자전거를 타거나 음악 연주가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광장에서는 플리마켓이 열리는 등 볼거리가 풍성해지기 때문에, 여행 일정을 일요일에 맞추면 진짜 특별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세 번째는 레스토랑 이용 팁이다. 볼로냐 현지 식당들은 대부분 점심 12시부터 14시까지, 저녁은 19시 이후에 열기 때문에 한국인처럼 애매한 시간에 배고프면 좀 곤란해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 타임에는 커피바에서 파니니나 크로와상, 점심과 저녁은 미리 예약한 식당에서 제대로 식사를 하는 패턴을 추천한다. 예약은 현지에서 직접 가거나 구글맵 리뷰에 있는 번호로 메시지 보내면 친절하게 응답해준다. 네 번째는 대중교통인데, 사실 중심가에서는 거의 버스가 필요 없지만 만약 멀리 산 루카 성당까지 가고 싶다면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미니트레인을 타는 것도 재밌다. 다섯 번째는 관광지 할인 카드인 ‘Bologna Welcome Card’를 활용하는 것인데, 주요 박물관과 타워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고 교통도 함께 포함된 옵션이 있어 짧은 일정일수록 유용하다. 마지막 팁은 외국인들에게 덜 알려진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특히 ‘메르카토 델레르베(Mercato delle Erbe)’는 로컬들이 장을 보는 진짜 시장인데, 이곳에서 파는 올리브나 치즈, 와인을 사서 바로 시식도 가능하고 기념품용으로 사가기에도 좋다. 현지인의 삶과 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 매력적인 장소다. 이처럼 몇 가지 기본적인 팁만 챙기면 볼로냐는 아주 스마트하고 품격 있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


4. 결론 – 붉은 도시에서의 잔잔한 감동

볼로냐는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준 도시였다. 처음에는 라구 소스의 고향이라는 미식 이미지로만 기억했지만, 직접 발을 딛고 거닐며 숨 쉬다 보니 단순한 맛의 도시를 넘어서는 따뜻한 영혼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복잡하지도, 과하지도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예술, 사람들의 삶은 정말 진득하고 꾸밈이 없었다. 여행 중에 나는 많은 순간들에 감동받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포르티코를 따라 걸으며 본 풍경, 붉은 벽돌 지붕 사이로 지는 해, 골목길 작은 바에서 들려오는 음악, 그리고 식당에서 무뚝뚝하지만 친절했던 직원의 눈빛 하나까지 전부가 진짜 같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들이었다.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들이 화려한 관광 명소와 전통적인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면, 볼로냐는 진짜 현지의 삶이 살아 있는 도시다. 붐비지 않지만 텅 비지도 않고, 조용하지만 지루하지도 않은 그 특유의 균형감이 너무 좋았다. 나는 볼로냐에서 그렇게 빠르게 무언가를 해치우지 않았다. 천천히 걸었고, 오래 앉아 있었고, 오래오래 씹어먹으며 맛을 음미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 모든 감각이 더 깊게 스며든 것 같다. 여행은 때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담는 게 목적이지만, 어떤 도시는 그냥 그 자리에 앉아서 숨만 쉬어도 행복한 곳이 있는데, 볼로냐가 딱 그런 도시였다.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하게 울리는 감동, 그 감동이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에 붉은 지붕처럼 따뜻하게 남아 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꼭 넣어야 할 ‘작지만 진한’ 도시, 나는 지금도 볼로냐를 그렇게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