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울림이 있는 도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느낀 먹먹함과 미야지마의 바다 위 도리이에서 마주한 경이로움,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과 정갈한 음식들까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여행을 원한다면 히로시마는 최적의 선택이에요. 눈에 보이는 풍경뿐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깊이까지 선물해주는 진짜 여행지. 이 글에서 히로시마의 감동을 천천히 함께 걸어봐요.
1. 볼거리 –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시작해 ‘미야지마’까지, 감동과 경이로움이 공존하는 도시
히로시마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이었어. 솔직히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여행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곳이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묘한 정적과 묵직한 분위기 속에서 원폭 돔을 마주했을 때,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지. 전쟁의 참혹함을 눈으로 직접 보는 느낌이었고, 동시에 평화의 소중함이 뼛속 깊이 새겨지는 순간이었어. 원폭 돔 옆에는 평화기념관도 있는데 이곳은 정말 꼭 들러야 해. 당시 피해자들의 유품과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보는 내내 울컥하는 마음을 주체하기 어려웠어. 특히 그날의 시계를 보는데 멈춘 시간이 너무 상징적이더라고. 그리고 공원 곳곳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학생들의 종이학과 조형물이 가득해서 힐링과 묵상이 동시에 가능한 곳이었어. 그다음으로 간 곳은 미야지마! 히로시마역에서 전철과 배를 타고 가는데, 바닷바람 맞으며 들어가는 그 풍경이 진짜 그림 같아. 미야지마에 도착하면 딱 보이는 게 이츠쿠시마 신사의 붉은 도리이인데, 이건 정말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장엄해! 썰물 때는 걸어갈 수도 있고, 밀물 때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마치 영화 속 장면 같았어. 섬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 산책하는 내내 사슴들이 졸졸 따라오고,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지는 느낌이 강했어. 또 미센이라는 산을 로프웨이 타고 올라갔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토내해 풍경은 진짜 감탄이 절로 나왔어. 히로시마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느낌'으로 기억에 남는 도시였어. 역사적 아픔과 자연의 평화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지.
2. 먹거리 –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부터 굴 요리까지, 입 안에 감동이 터진다
히로시마에서의 첫 식사는 당연히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였어! 일본식 부침개라고만 생각했는데, 여긴 진짜 ‘누적된 맛의 층’이 있어. 츠케멘 같은 층층이 쌓인 구조로 면과 야채, 고기, 달걀, 소스를 따로따로 얹어 구워내는데, 이걸 한입 베어물면 입안에서 맛이 층마다 터지는 느낌이야. 나는 ‘오코노미무라’라는 오코노미야키 전문 빌딩에 갔는데, 거기 층마다 가게가 쫙 있어서 어떤 집을 가도 평균 이상은 하더라고. 나는 ‘잇짱’이라는 가게에서 먹었는데, 사장님이 직접 눈앞에서 철판에 착착 구워주셔서 보는 재미까지 있었지. 그리고 히로시마의 별미 중 하나는 굴 요리야! 굴이 제철인 겨울엔 굴 튀김, 굴 밥, 굴구이 등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는데, 나는 ‘가키노도야’라는 굴 요리 전문점에서 한 상 가득 즐겼어. 평소에는 굴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는데, 여기선 신선하고 비리지 않아서 한입 먹자마자 감동 그 자체였지.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히로시마 레몬을 이용한 디저트! 지역 특산물로 만든 레몬 케이크나 레몬 젤리는 새콤달콤하면서도 히로시마만의 상큼한 기운이 담겨 있었어. 특히 카페 ‘시마지마 커피’에서 마신 레몬 소다랑 치즈케이크 조합은 진짜 내 인생 카페로 등극했을 정도야. 아! 그리고 역 안에 있는 에끼벤도 꼭 먹어봐야 해. 도시락인데 구성도 알차고 고기, 생선, 밥, 반찬까지 일본식 도시락의 진수를 보여주더라. 열차 타기 전 하나 사서 먹으면 진짜 여행자 기분 제대로야. 히로시마는 솔직히 먹방 도시라는 이미지가 없어서 기대를 안 했는데, 막상 가보니까 오히려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다 못 먹고 온 게 아쉬울 정도였어. 다음엔 꼭 겨울에 가서 굴 더 많이 먹고, 못 먹은 카키후라이 정식까지 클리어하고 싶을 만큼 히로시마의 미식은 훌륭했어.
3. 꿀팁 – 히로시마 여행 전 이거 알고 가면 시간 절약에 만족도 두 배!
히로시마 여행에서 가장 먼저 준비할 건 ‘JR 패스’ 활용이야. 특히 ‘JR 산요 패스’나 ‘히로시마 요코카이도 패스’는 히로시마역에서 미야지마까지 배 포함해서 커버돼서 무조건 이득이야. 나도 처음에 그냥 개별 구매하려다가 계산해보니까 패스가 훨씬 싸고 간편해서 바로 갈아탔거든. 히로시마는 교통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트램(路面電車) 이용도 추천해! 정류장이 직관적이라 초보 여행자도 헷갈릴 일 없고, 도시 자체가 여유로워서 급할 일도 없으니 천천히 트램 타고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어. 특히 트램 타고 미야지마행 페리 타러 가는 루트는 진짜 낭만 그 자체였어. 그리고 평화공원은 오전 이른 시간대에 가는 걸 추천해.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하게 둘러볼 수 있고, 햇살이 비치는 원폭 돔은 분위기가 훨씬 평화로워. 또 미야지마 갈 땐 꼭 물때 확인해야 해! 썰물 때 가면 도리이 밑까지 걸어갈 수 있고, 밀물 땐 바다에 떠 있는 신비로운 모습이라 전혀 다른 느낌이니까 하루 계획을 그에 맞춰 세우면 좋아. 나는 오후 밀물 타이밍에 갔는데, 바다 위에 붉은 도리이가 떠 있는 모습이 너무 신비로워서 멍하니 앉아 한참을 바라봤어. 쇼핑은 히로시마역에 있는 ‘아셋’이나 ‘에키에’ 같은 복합 쇼핑몰 추천! 기념품도 살 수 있고, 로컬 브랜드도 구경 가능해서 심심할 틈이 없었어. 그리고 미야지마에서 파는 나무 주걱(샤모지)은 현지 특산품인데,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어서 선물용으로 딱이야. 숙소는 히로시마역 근처가 가장 편해! 이동도 좋고, 밤에 돌아다니기에도 안전하고 주변에 맛집도 많아서 선택 후회 없을 거야. 마지막으로 히로시마는 다른 일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라 너무 타이트한 스케줄보다는 느긋하게 하루 2~3곳 정도만 찬찬히 둘러보는 게 진짜 매력 포인트야. 이렇게 하면 감성도 챙기고 체력도 덜 소모돼서 여행의 질이 훨씬 올라가더라.
4. 결론 – 히로시마는 그냥 도시가 아니라, 마음에 남는 온도다.
히로시마 여행은 ‘보고 즐기는 여행’을 넘어선 경험이었어. 다른 도시들과 다르게 이곳은 조용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가진 도시라서, 마음 한 켠이 계속 울컥하면서도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지. 평화기념공원에서 느낀 울림, 미야지마에서 본 바다와 도리이의 황홀한 조화,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마주한 일본의 또 다른 얼굴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의 순간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어. 처음엔 오사카나 도쿄처럼 화려한 볼거리만 없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히로시마는 그런 화려함 대신 깊은 울림과 진한 감동을 줬어. 여행이라는 건 결국 사람마다 남는 게 다르지만, 히로시마는 분명히 ‘느껴지는 도시’였어. 게다가 음식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고, 사람들은 차분하면서도 친절하고, 도시 전반에 흐르는 그 고요한 에너지가 참 묘하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줘. 혼자 조용히 여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한테도, 부모님과 함께 감동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한테도 히로시마는 진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 그리고 그 감동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계속 이어져. 나는 아직도 가끔 히로시마에서 찍은 도리이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그때의 공기와 바람, 사람들의 웃음소리, 바닷물 냄새까지 떠올려. 그 정도로 히로시마는 나한테 강하게 남아 있어. 그래서 이 도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고요한 울림’이라고 하고 싶어. 다른 도시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그런 여행. 히로시마는 나에게 여행지 이상의 온도를 가진 곳이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